학생들의 동기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일반적으로 학습에 대한 주의집중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서는 각성이 동기를 유발하고 유지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자.
각성(arousal)은 개인의 경각심, 깨어 있음, 혹은 활성화 수준을 의미한다. 이는 두뇌를 포함하는 중추 신경계의 명령으로 이루어지는 행동에 대한 생리적·심리적 준비 상태이다. 치과 대기실에 앉아 있거나, 높은 다이빙 판 위에서 걷거나, 무대에 나가기 위해 기다리거나, 중요한 검사 전 기다리는 몇 분 동안 인간은 각성을 경험한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사람은 각성의 느낌에 익숙하다. 고대하던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표를 사는 순간처럼 즐거운 행위를 하기 직전에도 적절한 수준의 각성이 일어난다. 그러나 각성 수준이 지나치게 높으면 일종의 신경증인 불안(anxiety)으로 연결된다.
각 개인이 지닌 독특한 경험과 능력, 그리고 목표에 따라 동일한 상황이라도 각성 수준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대학 입학에 별 관심이 없는 학생은 입학시험을 앞두고도 많은 각성을 경험하지 않지만. 일류 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은 과도한 불안을 경험한다.
20세기 초, 한 연구에 따르면 각성 수준이 아주 높거나 낮은 경우 모두 수행 수준이 낮으며, 각성 수준이 적절할 때 최상의 수행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각성 수준이 중간 정도일 때 최선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느낀다. 이런 현상을 초래하는 원인은 분명하지 않지만 지나치게 많은 스트레스는 학습이나 기억 능력을 감퇴시킬 수 있다.
따라서 유능한 교사는 습관적으로 학생들에게 적정 수준의 각성을 느끼도록 유도한다. 즉 학생들의 흥미를 파악하고 호기심을 자아내어 의문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해야 하고 학생들에게 시험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면서 높은 불안을 느끼는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몰라서가 아니라 불안 때문에 점수가 낮아진 학생들에게는 추가적인 학습 활동을 통해 낮은 성적을 보완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초임 교사는 때때로 학습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학생들의 각성과 불안을 높은 수준으로 유도하여 오히려 학습을 방해하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반대로 학생들의 각성 수준이 너무 낮을 경우 지루해하고 딴생각하거나 엎드려 자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처럼 각성 수준을 지나치게 낮거나 높게 조성하지 않도록 교사는 항상 유념해야 한다.
그렇다면 최적의 각성 수준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과제를 수행하는 장면에서 최적의 각성 수준이란 개인의 특성은 물론 과제의 성격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과제가 비교적 단순할 경우 조금 높은 각성 수준이 도움이 되지만, 과제가 어려울 경우 조금 낮은 각성 수준이 도움이 된다. 만약 수업 시간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제들을 완수해야 할 경우 학생들의 동기 유발을 위해 보다 높은 각성 수준을 유도해야 한다. 그러나 과제가 복잡하거나 어려울 경우 각성 수준이 조금 낮아야만 수행 결과에 대한 심각한 불안을 느끼지 않고 그 과제를 완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래 내용 참조)
예) 시험 불안에 대한 대처 방법
1. 정서적 문제에 대처하기
■ 학생들과 함께 스트레스가 되는 사전검사 상황에 대해 역할극을 한다. 한 학생에게 교사의 역할을 하게 하고 교사로 연기하는 학생이 시험 불안을 느끼는 학생에게 조언하게 한다.
■ 학생들과 함께 시험에 대한 긍정적인 자아상 그리고 긍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태도에 대해 역할극을 한다. 교사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 시험은 학생이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며, 자신이 모르고 있는 어떤 것을 확인하고 배울 기회로 생각하세요.
- 학생에게 말하게 시키기
"나는 이번 시험을 잘 치를 수 있어. 이것은 시험 점수와 상관없이 시험 과정을 잘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 어떤 시험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예를 들면 어떤 시험은 단지 간단한 능력만을 평가하는 것이니 앞에 놓인 검사에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되는 거죠.
2. 신체적 문제에 대처하기("배가 너무 고파요 / 집중하기 힘들어요" 등)
■ 시험 전날 학생들에게 평소대로 먹어야 하고 잠을 자야 한다고 말한다. 평소와 똑같이 자고, 먹고, 휴식을 취하고, 운동하도록 한다.
■ 이를 실천하기 위해 친구들과 협조하도록 한다. 친구에게 전화하고 잘 시간과 아침 식사 전에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알려 주도록 한다.
3. 지적인 문제에 대처하기 (문제를 이해하지 못함, 정보를 망각함, 당황하여 쩔쩔맴)
■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도록 한다 (또 다른 역할극이 여기에서도 가능하다)
■ 학생들에게 시험지의 여백에 잊어버릴지도 모르는 공식이나 사실들을 써 놓도록 한다
■ 어려운 문제는 넘어가도록 한다 (나중에 다시 돌아와서 해결할 수 있도록 표시해 둔다)
4. 상황적인 문제에 대처하기 (시간 없음, 노트나 연필 없음)
■ 학생들에게 시작할 때 시간제한을 확인하게 하고 부분마다 어떻게 시간을 할당해야 하는지를 계획하게 한다.
■ 학생들에게 전날 가방을 싸도록 한다.
학생들의 특성에 따라서도 최적의 각성 수준은 달라진다. 어떤 학생들은 숙제의 제출일이 가까워져야 숙제하고, 또 그 결과에 대한 기대가 클 때 열심히 학습한다. 물론 전혀 불안도 느끼지 않고, 높은 성적을 받는 것보다 학습 그 자체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과제에 대한 요구 사항이 거의 없을 때 가장 열심히 학습 활동한다. 그러나 평균적인 학생들은 중간 정도의 각성 수준을 느낄 때 최선의 학습 활동한다.
지나치게 각성 수준이 낮으면 학생들은 딴생각하기, 꾸벅꾸벅 졸기, 낙서하기, 공책을 이리저리 넘기기, 옆 친구에게 귓속말하기 등의 행동을 보인다. 반대로 각성 수준이 지나치게 높을 때는 신경질, 울거나 얼굴 붉히기, 위경련, 과도한 장난치기, 큰 소리로 떠들어 다른 학생 방해하기 등의 행동이 관찰된다. 물론 각성 수준이 적절할 때는 학습 과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집중하여 학습할 준비가 된 상태가 된다.
학습에 효과적인 적정 수준의 각성은 어떤 요인에 의해 형성되는가? 가장 분명한 요인 중 하나는 바로 학생들의 호기심이다. 즉 "인터넷은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 인터넷의 원리는 무엇일까? 생활에 인터넷이 없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등의 호기심이 중요하다. 수업 시간 중에도 학생들 스스로 질문을 해 보게 하고, 집에서도 스스로 질문을 던지도록 격려하면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질문은 학생들의 이해 욕구를 자극하여 그 질문에 집중함으로써 최적의 각성 수준이 만들어진다.
원래 호기심이 많은 학생이 있는데, 이들은 아마 성장 과정에서 가정환경이 호기심을 길러 주었을 수도 있고 또 정반대로 과거에 호기심을 보였을 때 어른으로부터 "너는 질문이 너무 많아"라고 비난받은 경험이 있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면 우물쭈물하거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유능한 교사는 이런 학생을 잘 파악하여 좀 더 많은 질문을 하도록 유도하고, 이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끝까지 경청하고 긍정적인 대답을 해준다.
학생들이 대상에 따라 호기심을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보통 사람들은 적당히 새롭거나 어려운 것에 호기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학생들이 너무 잘 알고 있는 과제를 주면 그 과제에 관심을 갖지 않으며, 너무 새롭거나 어려운 과제를 주면 그 과제를 이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근거도 없기 때문에 외면하게 된다. 당연히 학생들에게 새로운 과제이지만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과제라면 그 과제를 탐구하려는 호기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교사나 학교가 학생의 호기심이 학습 결과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학습할 때는 매우 진지해야 하며, 학생들을 철저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엄격한 훈육을 강조했다. 그러나 훈육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처벌이나 통제에 수반되는 걱정이 늘어나서 결국 학생들의 각성 수준을 지나치게 높게 만들게 되는 근시안적 교육 방법이 되게 된다. 초등학교 3~5학년 학생 대상으로 학습 내용은 동일하지만 다양한 동기유발 방법을 사용한 수업에서 학생들의 성취도와 기억력이 뛰어났으며 교과목에 대한 흥미도 높아졌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많거나 적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장면은 적절한 각성 수준을 유도하지 못하기 때문에 바람직한 학습 상황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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