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란 대상과 사람 그리고 사건에 대해 특정한 방식으로 반응하도록 만드는 신념에 근거한 감정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열등하다고 믿으면, 그 사람을 싫어하게 되고 불친절하게 행동하게 된다.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라. 그러면 세상은 전혀 동일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남아프리카 시민운동 순교자인 스티브 비코는 말하였다. 설득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태도는 행동을 완벽하게 예언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외적 상황을 포함한 다른 요인들도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강력한 사회압력은 태도-행동 연계를 약화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의 이라크 침공 계획을 미국 시민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함으로써 민주당 지도자들도 개인적으로는 반대하지만 부시의 전쟁계획에 찬성표를 던지게 했다.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이 믿는 것을 편들게 될 뿐만 아니라 편들었던 것을 믿게 되기도 한다. 많은 증거가 태도는 행동에 뒤따른다는 사실을 확증해 준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행동을 하도록 만들면 태도가 영향을 받는다. 한국전쟁 중에 많은 미군 포로들은 중국 공산주의자들이 설치·운영한 포로수용소에 감금되었다. 수용소 측에서는 잔혹 행위를 하지 않은 채, 수백 명의 포로에게 다양한 활동에 협조하도록 부탁하였다. 어떤 포로는 단지 심부름하거나 부탁을 들어주었다. 다른 포로들은 라디오에 출연하여 거짓 고백을 하였다. 또 다른 포로들은 동료 포로들을 밀고하고 군사정보를 폭로하였다. 전쟁이 끝났을 때, 21명의 포로가 공산주의자들과 남는 길을 선택하였다. 대부분은 공산주의가 아시아에 좋은 이데올로기라고 세뇌된 채 고향으로 돌아갔다.
중국 공산당의 '사고 통제' 프로그램의 핵심은 문안에 발 들여놓기 현상(food-in-the-door phenomenon)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이었다. 이 현상은 사소한 행위의 요구에 응한 사람은 나중에 더 큰 요구에도 동의하는 경향을 말한다. 중국 공산당은 포로들에게 아무런 해가 없는 요구사항으로 시작하여 점차 요구의 정도를 높였다. 포로들이 특권을 얻기 위해서 집단토론에 참여하거나, 자가비판을 쓰거나, 아니면 공개적으로 고백하였다. 그런 행동을 한 후에 포로들은 자신의 공개적 행위와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신념을 수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즉, 사람에게 무엇인가 중차대한 것에 동의하게 만들려면 사소한 것에서 출발하여 동의를 만들어가라. 그리고 우리는 이런 책략으로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을 경계하라. 행동이 태도를 만들고 다시 태도가 행동을 만들어내는 닭과 계란과 같은 순환은 행동을 단계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다. 사소한 행동 하나는 다음 행동을 쉽게 만들어버린다. 한 가지 유혹에 굴복하게 되면, 다음 유혹에 저항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다행히 태도가 행동에 뒤따른다는 원리는 악행뿐만 아니라 선행에서도 잘 작동한다. 문안에 발 들여놓기 책략은 자선 기부, 헌혈, 그리고 제품 판매 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주어왔다. 한 실험에서 안전 운전 자원 홍보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연구자들이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안전하게 운전합시다'라고 쓴 커다란 현수막을 자신의 앞마당에 설치하는 데 동의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단지 17%만이 동의해 주었다. 다른 집주인들에게는 보다 사소한 요구사항을 가지고 접근하였다. 높이가 10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안전 운전자가 됩시다'라는 표어를 앞마당에 설치할 것을 요청하였다. 거의 모든 집주인이 동의하였다. 2주일 후 다시 방문하여 형편없는 큰 현수막 설치를 요청하였을 때는 76%가 동의하였다.
역할 놀이는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면 사람들은 사회적 처방을 준수하고자 애쓴다. 처음에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기에 그 행동이 가짜인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군에 입대한 첫 주는 마치 군인 흉내를 내는 것처럼 인위적인 느낌이 든다. 결혼하고 첫 주는 마치 소꿉놀이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머지않아 삶이라는 극장에서 역할 놀이로 시작한 자기 모습은 진짜 현실의 자신이 되어버린다.
사람들이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이기 전과 후에 태도를 평가해 봄으로써 이 효과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가 설계한 널리 알려진 모의 감옥 실험실 연구에 남자 대학생들이 자원하였다. 무작위로 절반은 간수로, 나머지 절반은 죄수로 지목하였다. 자원자들이 자신의 역할을 자각하면서 놀이한 지 하루 이틀이 지난 후에 시뮬레이션은 너무나도 생생한 실제로 변하였다. 대부분의 간수는 얕잡아보는 태도를 취하게 되었으며, 어떤 간수는 잔인하고 비열한 수법을 고안해내기도 하였다. 죄수들은 한 명씩 와해하고 반항하다가는 소극적으로 백기를 들게 되었고, 결국 단 엿새가 지난 후 짐바르도는 실험을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행동이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았다. 태도와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때 긴장 또는 인지부조화를 경험한다. 인지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태도를 행동에 맞추어 변화하고자 한다. 이것은 마치 "내가 저 행동(또는 저 말)을 선택한 것을 보니, 내가 그 행동을 믿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라고 합리화시키는 것과 같다. 문제가 되는 행동이 덜 강제되고 보다 큰 책임감을 가지게 될수록 부조화를 더 많이 느끼게 된다. 부조화를 더 많이 느낄수록 일관성을 찾으려는 동기가 높아지게 되어서 행동을 정당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태도를 변화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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